교토국제고 ‘나카사키와 니시무라’, 좌완 쌍두마차의 힘으로 고시엔 우승 쾌거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우승 신화의 중심에는 ‘좌완 쌍두마차’가 자리 잡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달 13일 지역 예선 첫 경기부터 23일 결승전까지 단 두 명의 투수, 3학년 나카사키 루이(키 178㎝, 체중 78㎏)와 2학년 니시무라 잇키(키 177㎝, 체중 66㎏)를 마운드에 올렸다. 두 선수 모두 왼손 투수로, 나카사키는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 니시무라는 낮게 가라앉는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삼고 있다.

두 투수는 예선 8강, 본선 준결승과 결승에서만 계투를 했고, 나머지 9경기에서는 번갈아 완투 승을 거두었다. 나카사키는 2차례 완봉승을 기록했고, 니시무라는 3차례 완봉승을 올렸다. 두 선수의 12경기 총 자책점은 단 12점에 불과해 교토국제고는 예선 6경기에서 50득점을 올리며 단 10실점(7자책)으로 여유롭게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도 나카사키와 니시무라의 짠물 피칭은 계속 빛을 발했다. 이들은 본선 1차전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 중 절반을 무실점으로 장식하며 6점(5자책점)만을 내줬다. 특히, 8강전까지는 두 투수가 교대로 9이닝을 완투했고, 4강에서는 나카사키가 4이닝 2실점으로 주춤하자 니시무라가 0-2에서 등판하여 5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나카사키는 9이닝 104구를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를 기록하고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후 니시무라는 2-0으로 앞선 10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나카사키는 본선 4경기에서 31이닝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고, 니시무라는 4경기에서 24이닝 무실점을 달성했다. 두 선수는 각각 143구, 138구를 던지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카사키는 결승 후 “봄부터 니시무라와 둘이서 마운드를 지켜왔고, 마지막까지 잘 지키자고 얘기했다”며 “니시무라를 믿고 지켜봤다”고 회상했다. 교토국제고의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은 “두 선수는 큰 의지처가 됐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두 선수가 경쟁하며 끝까지 잘 던져줬다”고 칭찬하며 두 투수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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