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만년 백업의 꼬리표를 떼고 KIA 우승의 주역으로

KIA 타이거즈의 포수 김태군(34)은 지난해까지 ‘만년 백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NC 다이노스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하던 그는 2018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면서 팀의 주전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후 NC는 양의지를 영입하며 김태군의 가치는 급락했다. 그는 백업 포수로 전락하면서 더 이상 팀에서 빛을 보지 못했고, 2021년 12월에는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되었다.

삼성에서도 김태군은 주전 포수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조연 역할을 계속해야 했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그는 다시 트레이드 시장에 나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작년에는 급성 간염으로 고생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고, 당시 의료진은 그에게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야구 시청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김태군은 포기하지 않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했다.

2022년 7월, 김태군은 내야수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에 합류하며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KIA에서 그는 드디어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찾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5경기에 출전한 김태군은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과 기대 이상의 타격 성적을 기록하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타율 0.264, 7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포수로서 팀 평균자책점 1위(4.40)에 큰 기여를 했다.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는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삼성의 송은범의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이는 김태군에게 있어 포스트시즌에서의 첫 번째 홈런이자, 만루 홈런은 정규시즌을 포함한 모든 경기에서 처음이었다.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KIA는 7-5로 앞선 9회초 2사 상황에서 김태군이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마지막 공을 받아준 후 마운드로 뛰어올라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그는 꿈에 그리던 ‘우승 포수’가 된 것이다. 2020년 NC의 일원으로 통합우승을 경험했지만, 당시 양의지에게 밀려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이번에는 팀의 중심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김태군은 KS 최우수선수상(MVP) 투표에서 99표 중 45표를 얻어 김선빈(46표)에게 단 1표 차로 밀려 MVP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지만, 그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팀의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동료들과의 기쁨을 나누는 데 집중했다. 만년 백업의 꼬리표를 떼고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끈 김태군은 이제 팀의 진정한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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