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외교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브리티시 오픈(디오픈)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더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를 중심으로,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개최할 가능성에 대해 대회 주관기관인 R&A와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턴베리 개최 추진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다만 영국 정부 관계자는 “스포츠 대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며 “구체적인 개최지 선정은 R&A의 권한”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턴베리 골프장은 디오픈 개최 경험이 있는 곳이다. 2009년에는 이곳에서 제138회 디오픈이 열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2014년 약 3,950만 파운드(한화 약 760억 원)를 들여 이 리조트를 인수했다. 트럼프는 이후 줄곧 자신의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해에도 “모두가 턴베리에서 디오픈 경기를 보고 싶어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애물은 만만치 않다. R&A는 정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현재 디오픈 관중 수가 2009년 당시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9년에는 약 12만 명이 관람했지만, 오는 7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릴 디오픈은 약 28만 명의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턴베리 리조트는 이처럼 대규모 관람객을 수용할 충분한 숙박 시설과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정치적 논란이 경기 외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 경우 반 트럼프 시위 등으로 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R&A는 논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모든 개최지에 대해 정부와 정기적으로 소통하지만, 턴베리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정부에 설명했다”며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027년까지 디오픈 개최지는 이미 확정되어 있으며, 만약 턴베리에서 열리게 된다면 가장 빠른 시기는 2028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디오픈이 트럼프의 골프장에서 개최될지 여부는 향후 국제 정치 및 스포츠계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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