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그간의 비판 여론에 울분을 터뜨렸다.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EPL)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최악의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그는, 이제 단 한 경기만 이기면 17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길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있다.
9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원정에서 보되/글림트를 2-0으로 꺾은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5-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7-1로 대파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그러나 양 팀 모두 리그에서는 고전 중이다. 토트넘은 EPL 16위, 맨유는 15위. 유로파리그 우승이 시즌의 유일한 구원이자 마지막 희망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자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맨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왜 알아야 하나? 지금 중요한 건 토트넘이 어떤 팀이 되고 있는가이다”라며 “사람들은 토트넘이 우승할까 봐 두려워하고, 이 도전을 방해하려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내가 여기 오기 전부터 당신들은 이 팀을 취재해왔다. 우리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모를 리 없다. 이 우승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지 가장 잘 아는 것도 여러분일 것”이라며 현장 기자들에게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시즌 내내 부상 악령과 스쿼드 붕괴에 시달렸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부상으로 빠진 주장 손흥민 없이도 결승에 도달한 점은 그의 지도력을 재조명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편, 결승에서 포스테코글루와 맞붙을 맨유의 루벤 아모링 감독 역시 압박감 속에 있다. 그는 “결승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스트레스가 몰려온다”며 “EPL에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만큼, 이 우승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 팀은 리그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지만, 유로파리그 결승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무대가 됐다. 우승이 곧 용서요, 희망이기 때문이다.
사진 = AP,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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