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스페인어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진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격화된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와 맞물려, 이번 퍼포먼스가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며 논쟁이 확산됐다.
라틴 팝 가수 네자(Nezza)는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시작 전, 공식 협의 없이 미국 국가 ‘The Star-Spangled Banner’를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 번역본(El Pendon Estrellado)으로 불렀다. 해당 번역본은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의 요청으로 제작된 공식 스페인어 버전이다.
문제는 구단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현장에서 다저스 관계자가 네자의 제창을 제지하려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 퍼포먼스는 최근 LA 전역에서 이어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 분위기와 맞물리며 더 큰 상징성을 띄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에 대한 반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네자는 자신의 선택이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지지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네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관중석에 가득한 라틴계 가족들을 보고,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후회는 없다. 이번 퍼포먼스는 나의 정치적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네자 측은 공연 직후 다저스 관계자로부터 “다시는 초청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저스 구단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그 어떤 퇴장 조치나 제재도 없었다. 네자를 다시 초대할 의향이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저스는 MLB에서 라틴계 팬층이 두터운 구단 중 하나로, 스페인어 중계와 공식 SNS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최근 SNS에서는 입장 시 정치 문구가 담긴 티셔츠나 배너를 제지당했다는 팬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이중잣대’ 논란도 제기됐다.
실제로 구단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정치적 메시지를 금지한다는 방침과 달리,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 입장을 표명한 전례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AP통신은 “다저스는 MLB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멕시코계 스타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 등 역사를 자랑하는 구단”이라면서도, “1950년대 다저스타디움 건설 당시 라틴계 주택을 강제 철거한 과거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 AP, AFP, UPI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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