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이승엽 감독이 프로야구 경기 배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포항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승엽 감독은 “작년에도 혹서기에 울산에 갔다가 포항에 갔다. 올해도 똑같다”며 “우리만 울산 3연전에 포항 3연전을 모두 치른다”고 말했다. 이어 “한여름철에 인조 잔디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너무 가혹하다”며 “선수단 체력에 엄청난 악영향을 준다. 아울러 이동 거리도 문제다. 납득이 가지 않는 일정”이라고 비판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인 울산 문수구장과 삼성의 제2구장인 포항구장에서 3경기씩 총 6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울산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렀고, 이달 말에는 포항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최근 2년 동안 포항과 울산 경기를 모두 치른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이승엽 감독은 “내가 포항, 울산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며 “날씨가 시원한 5, 6월이나 9월 이후에 경기를 잡았다면 괜찮다. 선수들을 위해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이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인조 잔디 구장의 환경 때문이다. 포항과 울산 문수구장 같은 제2구장은 대부분 인조 잔디가 설치돼 있는데, 인조 잔디는 복사열을 그대로 머금어서 폭염에 취약하다. 천연잔디 구장보다 체감 온도가 훨씬 높고, 선수들은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로 지난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역대 처음으로 폭염 취소 결정이 나기도 했다. 아울러 4일 울산 경기도 폭염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포항에서 선수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그의 포항구장 성적은 39경기 타율 0.362(141타수 51안타), 15홈런, 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67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자랑한다. 또한, 2015년 6월 3일 포항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KBO리그 사상 첫 400홈런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선수들의 체력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경기 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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