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최경주가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의 발판이 된 ‘아일랜드 샷’이 올해 KPGA 투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선정됐다. KPGA 투어는 25일 올해 열린 대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5개를 발표했으며, 그 중 최경주의 ‘아일랜드 샷’이 맨 앞에 꼽혔다.
최경주의 ‘아일랜드 샷’은 최종일 첫 번째 연장전에서 발생했다. 18번 홀(파4)에서 최경주가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개울로 향했다. 모두가 물에 빠진 것으로 여겼지만, 기적적으로 볼은 개울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의 잔디 위에서 발견됐다. 그 섬의 면적은 성인 남자 두 명이 다리를 벌리고 서면 꽉 찰 정도로 작았다. 볼이 떨어져 굴렀다면 물에 빠졌을 텐데, 기적처럼 볼은 잔디 위에 살포시 앉아 있었다.
최경주는 그 자리에서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며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연장전 상대인 박상현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두 번째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최경주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라가 가볍게 파를 지켰다. 박상현은 그린을 놓치고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최경주는 54번째 생일에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하며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곳에 볼이 멈춘 것은 믿기지 않는다”며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PGA 투어가 선정한 두 번째 명장면은 6월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최종일 18번 홀(파5)에서 허인회가 드라이버로 두 번째 샷을 날려 그린을 공략한 장면이다. 허인회는 볼을 그린 근처까지 보내어 버디를 잡아냈고, 연장전 상대 장유빈도 버디를 잡아내 연장전이 한 번 더 치러졌다. 결국 허인회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연장전에서 잡은 드라이버는 보통 드라이버보다 헤드가 작은 ‘미니 드라이버'”라며 “우승했으니까 하는 이야기지만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명장면은 KPGA 군산CC 오픈 3라운드 2번 홀(파5)에서 강경남이 뽑아낸 앨버트로스였다. 강경남은 272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에 올라와 홀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네 번째 명장면은 우리금융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연출됐다. 함께 경기에 나선 이정환과 임예택은 6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 넣어 이글을 만들어냈다. KPGA 투어에서 같은 조의 선수 두 명이 파 4홀에서 이글을 동시에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동반 이글 장면은 유송규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KPG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8번(파5), 15번(파5), 16번 홀(파4)에서 이글을 뽑아낸 장면을 근소하게 앞서 명장면에 선정됐다.
마지막 5번째 명장면은 옥태훈이 골프존-도레이오픈 최종 라운드 전반 9개 홀에서 KPGA 투어 9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옥태훈은 1번 홀부터 9번 홀까지 버디 5개와 이글 1개를 기록하며 보기는 하나도 내지 않아 27타를 쳤다. 이는 종전 기록 28타를 1타 경신한 것이다. 올해 2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한 옥태훈은 통산 홀인원 5개로 K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사진 =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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