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리머스 아가일의 미론 무슬리치 감독이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에서 리버풀을 꺾으며 ‘자이언트 킬링’의 주인공이 되었다. 10일(한국시간) 플리머스의 홈 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플리머스는 후반 8분 라이언 하디의 페널티킥 득점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챔피언십(2부리그) 꼴찌 팀이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물리친 것은 팬들에게 큰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무슬리치 감독은 1982년 보스니아 비하치에서 태어나 1992년 보스니아 전쟁 중 가족과 함께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피신한 난민 출신이다. 그는 “내전이 발발하면서 가족과 함께 650㎞를 이동해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 한밤중에 손에 잡을 수 있는 물건만 챙기고 서둘러 떠났다”며 힘든 과거를 회상했다. 그의 부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고, 이러한 경험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FA컵에서의 승리는 무슬리치 감독이 플리머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 번째 승리로, 그는 “마법 같은 날이다. 선수들에게 즐기자고 말했다. 우리는 플리머스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지난 2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팀의 마수걸이 승리를 이끌며 정규리그에서의 부진을 씻어내었고, 이번 리버풀전에서 그 기세를 이어갔다.

플리머스는 이날 경기에서 볼 점유율 25%로 수세에 몰렸지만, 골키퍼의 4차례 세이브와 수비진의 헌신적인 플레이 덕분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무슬리치 감독은 “이런 승리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축구장에서는 이름도, 성도, 난민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경기가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하며 스포츠의 보편성과 포용력을 이야기했다.
그는 “인생에서 감독으로서 패배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순간들을 겪어봤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불가능은 없다고 강조한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잘 지내고 있는 라커룸의 모습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 AP,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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