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모드리치가 마침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다. 그는 24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라리가 최종전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백색 군단’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그라운드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마친 그는 경기 후 열린 공식 작별 세리머니에서 눈물 어린 연설로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고, 이를 지켜보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결국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모드리치는 2012년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이후 12시즌 동안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챔피언스리그 5회, 라리가 3회, 코파 델 레이 2회, UEFA 슈퍼컵 4회, FIFA 클럽월드컵 5회 등 그는 레알 마드리드 황금기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었다. 2018년에는 발롱도르까지 수상하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대를 끊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39세가 된 모드리치에게도 세월은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오며 구단에 남아 있었지만, 이번 시즌 무관에 그친 레알 마드리드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위해 그의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모드리치가 2026년 월드컵까지 현역을 이어가고 싶어 했음을 존중했지만, 결국 작별이라는 냉정한 결단을 내렸다.
경기 후 열린 작별 세리머니에서 모드리치는 “절대 오지 않았으면 했던 날이 왔다. 이 긴 여정은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시간이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수많은 승리와 우승도 중요했지만, 가장 값진 건 여러분이 내게 준 사랑이었다. 그 어떤 트로피보다도 소중한 것이었다”며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끝난 것을 슬퍼하지 말고, 그 모든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며 레알 마드리드의 모토인 ‘아라 마드리드 이 나다 마스’로 작별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 순간 베르나베우 귀빈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페레스 회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박수를 보냈다. 평소 감정 표현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그는 모드리치의 작별 연설에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고, 이 장면은 스페인 주요 언론에서도 ‘올해 최고의 장면’으로 회자됐다. 스페인 <아스>는 “이보다 더 진심 어린 작별은 없었다. 플로렌티노 회장의 눈물은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가 그를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모드리치는 다음 행선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선수 생활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디서 마무리하든,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가슴에 그는 영원한 ‘마에스트로’로 남을 것이다.
사진 = 모드리치 SNS 캡처, AP,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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