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시즌 초반 극심한 타선 침묵 속에 ‘역대급’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뛰어난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며 승리 없이 패만 떠안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후라도는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침묵 속에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말 LG 홍창기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준 것이 이날 실점의 전부였다.

이후 후라도는 7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하지만 삼성 타선은 6회 2사 후 이재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것이 유일했을 정도로 LG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완벽한 투구에 꽁꽁 묶였다.
결국 7회 김진성, 8회 박명근, 9회 장현식 등 LG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통산 네 번째 팀 노히트 노런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0-3으로 패배했다.
후라도는 최근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2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2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다. 퀄리티 스타트는 기본,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후라도가 마운드를 지킨 28이닝 동안 삼성 타선이 뽑아낸 점수가 단 1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득점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후라도는 매 경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후라도는 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삼성은 이날도 연장전 끝에 1-3으로 패배했다.
이 경기 5회에 터진 구자욱의 솔로 홈런이 최근 4경기에서 후라도가 던질 때 나온 삼성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지난 3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후라도가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 타선은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에게 철저히 봉쇄당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후라도의 불운은 3월 2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도 상대 외국인 투수 콜 어빈과 맞대결을 펼쳤다.
후라도가 8이닝을 2실점으로 막는 동안 삼성 타선은 어빈에게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시즌 개막 후 후라도는 모두 상대 외국인 투수와 맞대결을 펼쳤다. 3월 22일 개막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케니 로젠버그를 상대했고, 이후 어빈, 네일, 드루 앤더슨(SSG), 에르난데스 순이었다.
후라도는 5경기에 나와 5번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세 번은 7∼8회를 2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키움과의 개막전 13-5 화끈한 승리 이후로는 매번 타선이 상대 외국인 투수에게 맥을 못 추면서 고개를 숙였다.
후라도가 이번 시즌 당한 3패가 모두 원정 경기에서 나왔다는 점도 후라도 불운의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시즌 삼성은 홈에서는 홈런 20개를 몰아치고, 팀 타율도 0.294를 기록했지만, 원정 경기에서는 홈런이 1개밖에 없고 팀 타율도 0.205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5일 경기 전에 “팀 타율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터질 때는 확 터지다가 안 그럴 땐 또 막히는 것이 문제”라며 타선 기복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후라도의 다음 등판은 2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로 예상되며, 상대 선발 투수는 15일에 등판했던 나균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후라도가 다음 경기에서는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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